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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6개월 전 여름.

그때 한 번에 책을 비울 때가 찾아왔다.

미니멀라이프를 알게 되고 정리와 비움을 바로 실천하면서

물건을 정리하기 시작할 무렵.

내가 소유할 책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했다.

'내가 가진 책 들을 다 가지고 있을 필요가 있을까?'

'내가 가진 책들은 모두 잘 관리되고 있는가'

'내가 가진 책은 전부 꼭 필요한 것인가'

'가진 책을 매일 읽고 있는가. 아니 일주일에 2~3번, 일주일에 한 번,

한 달에 한 번이라도 보고 있는가'

이런 점을 생각하면서 책을 정리하고 비움 하였다.

미니멀라이프의 모습은 다양하다. 다양한 비움 중에서

내가 매료되었던 건 불필요한 건 거의 갖지 않는 비움이었다.

내가 구입한 책을 버릴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구입한 가격이 아까워서 버리지 못하였다.

언젠가 다시 읽어서 구입가격 이상의 가치를 찾고 싶었다.

근데 한 번 읽은 책을 얼마나 자주 볼까.

어떤 책을 읽고나서 매일 다시 읽고 싶고 자주 들여다본다.

그러나 대부분의 책은 한 번 읽고 언젠가 읽어야지 하면서

그저 자리만 차지하다 먼지만 쌓인다.

취향에 맞지 않았던 책은 아무리 책꽂이에 오래 꽂혀있어도

 

 

다시 읽을 일이 없었다.

나는 우선 책을 쭉 둘러봤다. 어디서 부터 할까.

곤도 마리에의 책 정리법이 마음에 와 닿았다.

그 방법을 정리하자면 이렇다.

절대 책 내용을 다시보거나 들춰보지 않는다.

책 표지를 보고 설레는 것만 남긴다.

나는 이 방법이 제일 마음에 든다.

애매한 책은 남기지 않는다.

표지만 봐도 마음이 설레고,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은 책.

그런 책만 남긴다. 남길 책을 고르다가 내용을 보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곤도 마리에는 직관적으로 또 개인적인 기준으로

판단하는 좋은 방법을 알려주었다.

다른 사람의 기준이 아닌 나만의 기준으로

남길 책을 고르는 것이다.

처음엔 그렇게 추려서 몇 권의 책만 남았다.

그러다 책의 구절만을 남겨 가지고 있었다.

책을 분리해서 원하는 내용만 발췌한 것이다.

좋아하는 내용만 스크랩하는 방법이다.

그래서 그 구절만 여러 번 다시 보고 또 봤다.

그랬더니 마음에 새겨지고 외워졌다.

이제 그 구절을 종이로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었다.

모든 책을 비웠다.

집에 책이 한권도 남지 않았다.

10년이 넘은 요리책도, 지금은 제목도 생각나지 않는 책도

아이가 더이상 흥미를 갖지 않는 동화책도.

모두 안녕이다.

그렇게 안 읽는 책을 모두 정리했을 때 해방감이 들었다.

지역의 도서관에 갔다.

그리곤 거기서 책을 빌려읽었다.

전에도 도서관은 갔지만

책을 모두 정리하고 집에 책이 한 권도 없을 때

도서관 책을 대하는 마음은 전혀 달랐다.

과거를 끊고 현재를 중요시하니

지금 내가 고르는 책 한 권이 얼마나 소중한지

얼마나 감사한지.

도서관에서 책을 고르는 일이 더욱 즐거워졌고

더욱 간절한 일이 되었다.

그리고 선택의 폭도 넓었다.

집에 있는 책은 그냥 매일 읽고 싶은 책이 아니면

남기지 않는다. 내가 책을 대하는 자세이다.

 

작년에 우리 가족은 400권이 넘는 책을 도서관에서 빌리고 읽었다.

집에 책이 없어도 괜찮다.

도서관과 더욱 가까워진다. 책이 더 소중해진다.

반납기한이 정해져 있으니

집중해서 책을 읽을 수 있다.

 

 

3년이 훌쩍 넘은 지금.

우리집에는 몇 권의 책이 있을까.

지금 25~30권 사이의 책이 있다.

모두 도서관 책이다.

요즘은 도서관에서 3명의 가족이 30권의 책을 빌릴 수 있다.

우리는 주 1회 도서관을 간다.

1주에 30여권의 책을 빌릴 수 있고.

매주 도서관에 가면 120권의 책은 빌릴 수 있다.

그리고 거의 새 책 같은 책도 많고 새 책도 많이 들어온다.

책 정리를 하고 홀가분하게 살 수 있다.

만약에 책을 사는 게 좋고, 집에 갖춘 것이 행복하고

볼 때마다 기분 좋다면 그렇게 두어도 좋다.

하지만 책정리를 해야 하는데.

책 먼지를 닦아야 하는데.

이 책은 어떻게 버리거나 나눔 하지?

책이 너무 짐스러워.

책 정리를 하고싶은데 아까워서 버릴수가 없어.

본전 생각나서 책을 그냥 갖고 있는데

마음이 불편해.

 

이런 생각이 든다면 그 날이 책 정리를 시작할 날이다.

나의 책정리 후기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오늘도 행복한 미니멀 라이프 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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